비보(Vivo)의 도발적인 하드웨어 철학: 첫 하이엔드 헤드폰부터 X300 Ultra의 변칙적 카메라까지

IT·과학

비보가 단순한 무선 이어폰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프리미엄 오디오 생태계로 판을 키우고 있다. 오늘 중국에서 열리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S60 스마트폰 시리즈, TWS 5e와 함께 비보 역사상 최초의 무선 오버이어 헤드폰이 공개된다. 수년간 TWS 카테고리에서 잔뼈가 굵은 그들이지만, 소니나 보스 같은 쟁쟁한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는 헤드폰 시장에 정면으로 뛰어든다는 건 꽤 흥미로운 행보다.

체급을 키운 오디오 생태계 확장

공개된 스펙은 일단 합격점이다. 웨이보를 통해 풀린 티저를 보면, 외부 소음을 최대 58dB까지 깎아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을 지원한다. 시중의 어중간한 미드레인지 기기들과는 체급이 다른, 프리미엄급 ANC 성능을 노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에 공간 음향(Spatial Audio)과 다중 기기 연결은 기본이고,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에 Hi-Res 오디오 골드 인증까지 챙겼다. 구체적인 코덱 지원 여부는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음악이나 영화, 게임 등 딥한 오디오 경험을 원하는 유저들을 제대로 타겟팅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배터리 타임이 압권인데, 완충 시 최대 75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수치가 ANC를 켠 상태 기준인지 끈 상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동급 프리미엄 ANC 헤드폰들이 보통 옵션에 따라 30~40시간 정도를 버티는 걸 감안하면, 어느 쪽이든 상당한 배터리 효율을 뽑아낸 셈이다.

2026년 최고의 카메라 폰 매치: X300 Ultra vs 샤오미 17 Ultra

이런 비보의 공격적인 하드웨어 설계 기조는 2026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투톱으로 꼽히는 비보 X300 Ultra와 샤오미 17 Ultra의 카메라 스펙 경쟁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후면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거대한 원형 카메라 섬을 달고 나온 두 기기는 카메라 시스템에 사활을 걸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주요 카메라 스펙 비보 X300 Ultra 샤오미 17 Ultra
메인 카메라 2억 화소 (소니 LYT-901, 1/1.12″, 35mm, F1.9) 5천만 화소 (1인치, 23mm, F1.7)
초광각 카메라 5천만 화소 (소니 LYT-818, 1/1.28″, 14mm) 5천만 화소 (1/2.76″, 14mm)
망원 (페리스코프) 2억 화소 (삼성 ISOCELL HP0, 1/1.4″, 85mm, 광학 3.7배) 2억 화소 (1/1.4″, 100mm, 광학 4.2배)

현재 메이저 스마트폰 제조사 중 메인 렌즈로 35mm 화각을 고집하는 건 사실상 비보가 유일하다. 보통 35mm는 스트릿 스냅 사진에 최적화된 화각인 반면, 샤오미는 풍경 촬영이나 범용성이 좋은 23mm를 메인으로 택했다. 센서 크기만 놓고 보면 1인치 대형 센서를 탑재한 샤오미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의문이 생긴다. 만약 비보에서 24mm 정도의 일반적인 넓은 뷰를 찍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보는 초광각 카메라를 크롭(Crop)하는 방식을 택했다. 넓은 화각에 대한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초광각 렌즈에 웬만한 스마트폰 메인 카메라 뺨치는 거대한 센서를 박아 넣은 것이다. 실제로 비보의 1/1.28인치 초광각 센서는 샤오미의 1/2.76인치 초광각 센서보다 물리적인 면적이 무려 3.7배나 넓다. 35mm 메인 렌즈의 좁은 화각을 커버하기 위해 판형 그 자체로 하드웨어적인 깡패 짓을 한 거다.

망원 영역으로 넘어가면 두 기기 모두 2억 화소의 페리스코프 렌즈를 달았고, 센서 크기 역시 1/1.4인치로 동일하다. 하드웨어 스펙상 두 기기가 가장 팽팽하게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오디오 시장에서 굳건한 선두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스마트폰 카메라에선 남들이 다 쓰는 화각의 공식을 비틀어버리는 비보의 최근 행보는 꽤나 인상적이다. 뻔한 스펙 줄 세우기를 넘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하드웨어 생태계를 집요하게 구축해 나가는 과정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