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흥행 이끄는 ‘구독 클럽’, 그러나 사용자들은 ‘배터리 광탈’ 앓이 중

IT·과학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밀고 있는 ‘뉴 갤럭시 AI 구독클럽’이 확실히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흥행의 든든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의 지난해 성과 분석을 보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 5명 중 1명 이상이 이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을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해 1월 갤럭시 S25 시리즈 사전 예약 당시 처음 도입된 이 판매 방식은 점차 인지도를 쌓아가며 7월 Z 폴드7과 Z 플립7 출시 때 더 높은 가입률을 기록했다. 12개월이나 24개월 주기로 폰을 바꿀 때 최대 50%의 잔존가를 쳐주고, 삼성케어플러스 파손 보장에 모바일 액세서리 할인까지 얹어주니 굳이 쌩돈을 다 주고 최신 기종으로 갈아탈 이유가 줄어든 셈이다.

비싼 폰일수록 통하는 구독 경제, 1030 얼리어답터를 사로잡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삼성닷컴 자급제 기준으로 구독 가입 비율이 제일 높았던 모델은 라인업 중에서도 몸값이 가장 묵직한 갤럭시 S25 울트라와 Z 폴드7이었다. 기기값이 비쌀수록 파손에 대한 부담이 크고 나중에 중고로 처분할 때 제값을 챙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현실적인 니즈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건 가입자의 연령대다. S25 시리즈나 폴더블 7세대 모두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층이 전체 가입자의 60%를 차지했다. 1년 주기로 폰을 재깍재깍 바꾸는 얼리어답터 성향의 고객들이 12개월형을 유독 많이 선택했다는 점은 삼성이 타깃층의 소비 패턴을 꽤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삼성 측에서도 이런 성과에 한껏 고무되어 앞으로도 고객들이 최신 제품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구독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드웨어는 잘 팔았는데… 발목 잡는 펌웨어 업데이트

하지만 이렇게 구독 모델로 부담 없이 손에 넣은 최신 플래그십이 정작 실사용 환경에서는 유저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갤럭시 S25와 S24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배포된 보안 업데이트 이후 폰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빨리 닳고 기기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심각한 문제가 터져 나오는 중이다. 안드로이드 어쏘리티(Android Authority)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S25, S24 사용자가 이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매일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발열과 배터리 광탈은 일상적인 악몽 그 자체다.

구글 픽셀 사용자들 역시 최근 보안 업데이트 이후 비슷한 수준의 심각한 배터리 누수 현상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안드로이드 OS 공통 버그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정황상 두 기기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얽혀 있지는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메타(Meta) 계열 앱들과의 충돌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유력한 용의자는 삼성이 최근 기능을 대폭 강화한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 플랫폼이다. 애플 수준의 강력한 생태계 보안을 제공하려다 보니 시스템 리소스를 과도하게 잡아먹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더 답답한 건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삼성 역시 이렇다 할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픽스(Fix)를 내놓지 않아 유저들만 속을 끓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4월 들어 갤럭시 S26과 S25 유저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깜짝’ 보안 업데이트가 조용히 배포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 달에 두 번이나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이 추가 패치가 논란이 된 배터리 이슈를 잠재울 해결책인지, 아니면 그저 별개의 보안 취약점을 막기 위한 땜질 처방인지는 불분명하다. 최신 폰을 쉽게 쥐여주는 매력적인 구독 프로그램의 이면에서, 쾌적한 실사용을 보장해야 할 소프트웨어 안정성이라는 기본기가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