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투트랙 전략: ‘가성비’ A36 5G 출시와 폴더블 원가 절감의 고심

IT·과학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품 원가 상승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의 라인업 운영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탄탄한 기본기와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운 보급형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반면, 하반기 주력 모델인 프리미엄 폴더블폰에서는 부품 단가를 맞추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AI 입은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A36 5G’ 국내 상륙

11일 삼성전자는 보급형 라인업의 최신작인 ‘갤럭시 A36 5G’를 오는 12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49만 9,400원으로 책정되었다. 색상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어썸 라벤더, 어썸 화이트, 어썸 블랙 등 세 가지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채로운 편의 기능의 도입이다. 사진에서 불필요한 피사체를 깔끔하게 지워주는 ‘AI 지우개’를 비롯해,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바로 검색 결과가 뜨는 ‘서클 투 서치’가 탑재되었다. 일상적인 쓰임새도 고려했다. 길거리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제목이 궁금할 때,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음표 모양 아이콘을 선택하면 즉시 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AI 에이전트를 즉각 호출할 수 있는 전용 AI 버튼까지 기기에 탑재해 사용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기기 자체의 하드웨어 기본기도 충실하게 다졌다. 170.1㎜(6.7형) 크기의 슈퍼 아몰레드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최대 120㎐의 부드러운 주사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대 1,200니트의 화면 밝기를 지원해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선명하고 또렷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후면 카메라 모듈은 5,000만 화소 메인 광각 카메라, 800만 화소 초광각, 500만 화소 접사 렌즈 등 트리플 렌즈로 구성되었다.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과 동영상 손떨림 보정(VDIS) 기능이 모두 들어가 피사체가 움직이는 역동적인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용 시간과 발열 제어 역시 개선되었다.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품었으며, 전작인 갤럭시 A35 5G와 비교해 크기를 15% 키운 베이퍼 챔버를 적용해 장시간 사용 시에도 발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전면과 후면 유리 모두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를 사용해 외부 충격에 대한 내구성을 높인 데다, 삼성 녹스 볼트를 통해 민감한 생체 인증이나 결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해당 제품은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이동통신사 온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구매 가능하며, 국내 출시를 기념해 구매자 전원에게 윌라 2개월 무료 구독권이 제공된다.

하반기 폴더블 신작, 디스플레이 대신 램(RAM)에 집중하나

이처럼 보급형 시장에서는 아낌없이 스펙 강화를 단행하고 있지만, 플래그십 폴더블폰 시장의 상황은 꽤 다르다. 치솟는 부품값의 여파가 올여름 출시 예정인 신제품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공개를 앞둔 ‘갤럭시 Z 플립 8’, ‘갤럭시 Z 폴드 8’, 그리고 ‘갤럭시 Z 폴드 8 와이드’ 등 새로운 폴더블 시리즈에는 아쉽게도 최신 OLED 패널이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높은 정보 적중률을 자랑하는 매체 전자신문(ET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형 폴더블 기기에 최신 M14 소재 대신 기존 M13 디스플레이 패널을 3년 연속으로 재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M13은 앞서 지난 2024년 갤럭시 Z 플립 6와 폴드 6 모델에 처음 도입된 바 있다.

같은 해 출시된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에 최신 M14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사실을 고려하면 꽤 이례적인 행보다. 물론 일반 갤럭시 S26과 S26 플러스 모델 역시 M13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최신 소재인 M14는 기존 M13보다 밝기가 20~30%가량 뛰어나며 전력 효율도 훨씬 우수하다. 구조상 배터리 소모가 극심한 폴더블 기기에서 이러한 디스플레이의 전력 효율 개선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에도 이를 포기한 셈이다.

치솟는 AI 부품 단가, 출고가 방어를 위한 고육지책

최신 패널 도입을 미룬 결정적인 배경에는 반도체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AI 서버 팜의 무서운 확장세로 인해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램(RAM), 낸드 플래시, CPU 등의 단가가 줄줄이 치솟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갤럭시 A37과 A57 기기의 경우, 마진율이 넉넉하지 않은 라인업의 특성상 이미 부품 단가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기기 출고가가 인상되기도 했다.

결국 구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유지하는 결정은 핵심적인 처리 성능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전체 기기 가격의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를 낮추는 대신 12~16GB 수준의 고용량 램을 탑재해 전체 출고가를 동결하겠다는 제조사의 철저한 계산이 깔려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M13 패널은 최신 M14 패널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옵션이다.

비록 구형 소재를 재탕하더라도 폴더블 신작의 화면 품질을 아예 방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초기 출시 때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를 거쳐 디스플레이 성능 자체를 끌어올리고, 동일한 화질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재료 투입량을 줄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스마트폰 업계 전반에 걸쳐 원가 압박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만큼, 성능과 가격 경쟁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제조사들의 움직임은 향후 1~2년간 지속해서 목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