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가 단순한 대화형 AI를 넘어 압도적인 시각적 지능을 갖춘 창작 도구이자 직장인들의 커리어를 돕는 필수 컨설턴트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이미지 생성 모델이 전격 등장한 한편, 현실에서는 하루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챗GPT에 자신의 임금과 적정 보상에 대한 날카로운 조언을 구하는 중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완벽한 결합, 챗GPT-4o 이미지 생성 모델
오픈AI는 지난 25일 자사의 시그니처 멀티모달 모델인 챗GPT-4o와 결합한 새로운 이미지 생성 모델을 전격 출시했다. 이번 모델의 가장 큰 핵심은 텍스트에 대한 GPT-4의 이해력과 최고 수준의 시각적 지능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점이다. 기존 모델인 달리(DALL-E)와는 기반 기술 자체가 완전히 다르며, 프롬프트를 일일이 구체적으로 입력하지 않아도 이용자의 숨은 의도를 기민하게 파악해 낸다.
복잡하고 낯선 지시사항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과거 AI가 학습 데이터 부족으로 쉽게 그려내지 못했던 ‘삼각형 바퀴를 가진 자전거’ 같은 엉뚱한 요청도 이제는 가볍게 구현해 낸다. 무엇보다 이미지 내부에 텍스트를 정확하게 삽입하는 기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여러 종류의 고래를 보여주는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고래의 생김새와 이름을 정확히 매치해서 보여준다. 대화가 포함된 깔끔한 만화나 문구가 들어간 뉴턴의 프리즘 실험 이미지, 복잡한 수학 공식, 메뉴판 등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낸다. 스티커나 비즈니스 로고 제작 시 유용한 투명 배경 기능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한국어 명령어 역시 완벽하게 지원하며, 프로 등 유료 가입자는 물론 무료 이용자도 당장 사용할 수 있다.
하루 300만 건,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은 AI
이처럼 고도화된 챗GPT의 지능은 직장인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 해결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오픈AI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노동자들이 임금과 보상에 관해 챗GPT에 던지는 질문만 하루 평균 300만 건에 달한다. 사람들은 주로 시급을 연봉으로 환산하는 등의 계산을 맡기거나, 이직 및 연봉 협상에 나서기 전 특정 직무와 기업의 적정 급여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AI의 문을 두드린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임금 정보의 불균형과 탐색 비용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직장 동료나 지인에게 급여를 묻는 것은 여전히 껄끄럽고 사회적인 위험이 따르는 행동이다. 오픈AI는 이 같은 ‘정보 마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객관적이고 부담 없는 챗GPT를 찾아 자신의 노동 가치를 묻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확실성이 큰 직군일수록 AI 의존도 높아
흥미로운 점은 직군에 따라 챗GPT를 활용하는 빈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경영, 헬스케어, 예술, 스포츠 등 급여 체계가 유동적이고 협상 여지가 많은 분야의 종사자들이 임금 관련 검색을 훨씬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음료 서비스나 사무 보조처럼 임금이 표준화되어 있고 협상 폭이 좁은 직군에서는 상대적으로 관련 검색량이 적었다.
고소득자일수록 정보의 정확성이 커리어 결정이나 자기 계발 투자 등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AI를 통한 임금 탐색에 적극적이었다. 더불어 전체 임금 관련 검색의 약 18%는 창업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예비 창업자들은 비용과 변동 수요를 고려해 현실적으로 얼마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AI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급여 투명성 시대의 도래와 변화하는 채용 시장
AI를 통한 임금 정보 검색의 폭발적 증가는 현재 미국 채용 시장에 불고 있는 급여 투명성 강화 흐름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여러 주에서 급여 투명성 법안을 연이어 도입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2026년 페이스케일(Payscale) 보고서는 캘리포니아, 워싱턴 D.C., 뉴욕 등 법안이 시행된 9개 주에서 이미 성별 임금 격차가 뚜렷하게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 발을 맞추고 있다. 2025년 8월 WTW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82%가 직원들에게 급여 구간을 공개하거나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79%는 외부 지원자에게도 급여 정보를 제공한다고 답했다. 노동자들의 요구도 한층 단호해졌다. 2024년 6월 로버트 하프(Robert Half)의 조사에서는 구직자의 40% 이상이 채용 공고에 연봉 범위가 명시되지 않으면 지원할 흥미를 완전히 잃는다고 응답했다. 급여 정보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진화를 거듭하는 챗GPT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가장 똑똑하고 믿음직한 조언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