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유저의 마음을 흔드는 아이패드의 ‘특별한 매력’ (그리고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과제)

IT·과학

저는 평소 디지털 기기를 구글 제품으로 통일해서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유저’입니다. 이런 제가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기존에 익숙했던 작업 환경이 불편해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Phone Link’ 앱 덕분에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의 연동은 매우 부드럽지만, 그 사이에 애플 제품이 끼어들 자리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견딜 수 없이 아이패드를 원하게 됩니다. 이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배신감 때문도, 뛰어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아이패드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아쉬운 현실

장점이 단점으로: 파편화 문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다양성’입니다. 스마트폰에서는 강점인 이 특징이 태블릿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기기와 OS 버전이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모든 태블릿에서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정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는 완벽하게 구동되는 앱이, 다른 기기에서는 충돌하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저가 및 중가형 기기에서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해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성능과 불규칙한 업데이트

기기가 다양하고 OS가 파편화되어 있다 보니 앱 최적화가 어려우며, 업데이트 또한 기기별로 제각각입니다. 결과적으로 하드웨어와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 사용했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처음 6개월은 쾌적하게 작동했지만, 다음 메이저 업데이트 이후 급격히 속도가 느려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진영에 뛰어난 태블릿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 원플러스, 그리고 구글의 픽셀 태블릿 등 훌륭한 제품들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삼성의 차기 모델인 ‘갤럭시 탭 S11’은 태블릿 선택을 더욱 고민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대부분 고성능 모델에 치우쳐져 있어, 필요 이상의 성능을 위해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블릿 전용 인터페이스의 부재

수많은 안드로이드 앱은 스마트폰 앱을 단순히 화면 크기만 늘려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태블릿 사용자 수가 스마트폰에 비해 적기 때문에, 태블릿 전용 인터페이스 개발에 자원을 투입하기를 꺼립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은 최적화되지 않은 안드로이드 태블릿 구매를 망설이게 되고, 이는 다시 개발 동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넘볼 수 없는 아이패드의 ‘특별한 매력’

안드로이드를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용자로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쉽지만, 아이패드는 ‘이상적인 태블릿’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다른 차원에서 구현해냈습니다.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관리하기에,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일관되고 완벽에 가까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태블릿 전용 OS와 압도적인 앱 생태계

안드로이드와 달리, 애플에는 태블릿 전용 운영체제인 ‘iPadOS’가 존재합니다. 덕분에 어떤 아이패드를 사용하든 일관된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설정, 시스템 제어, 앱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며, 넓은 화면을 최대한 활용하고 외부 기기 연결도 원활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는 큰 화면에서의 사용성을 고려해 제작된 전용 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는 단순히 앱의 수가 많다는 것을 넘어, ‘질’ 또한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드로잉 툴인 ‘Procreate’와 같은 앱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어도비(Adobe)의 크리에이티브 앱 제품군 역시 아이패드에서 먼저 출시되고 최적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보적인 성능과 놀라운 제품 수명

아이패드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주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뛰어난 성능과 긴 제품 수명입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5~6년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보장하며, 이 업데이트들은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합니다. 또한, 아이패드는 오랜 기간 동안 초기 성능을 유지하며, 제가 과거에 사용했던 어떤 안드로이드 태블릿보다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M 시리즈 칩이 탑재된 아이패드는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며, 이는 안드로이드 세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심지어 10년 전에 출시된 아이패드가 여전히 현역으로 작동하는 것을 본 적도 있습니다.

창작자를 사로잡는 생태계와 액세서리

애플 생태계의 연동성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Handoff, Universal Clipboard, AirDrop과 같은 기능들은 아이패드와 다른 애플 기기 간의 끊김 없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모든 기기를 안드로이드로 구성했으며 구글 역시 훌륭한 대안 기능을 제공하지만, 아이패드는 특별한 기술 설정 없이도 일상 작업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마지막으로 액세서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나 학생들이 아이패드에 끌리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 애플 펜슬 (Apple Pencil): 그 정교함과 반응성은 아직 어떤 안드로이드 스타일러스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 전용 앱: Final Cut Pro, Logic Pro, Procreate와 같은 아이패드 전용 전문가용 앱과 수많은 창작 도구들은 이 기기의 강력함을 더합니다.

  • 업계의 지지: 어도비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자사의 크리에이티브 앱을 개발할 때 iOS와 iPadOS를 꾸준히 우선시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플랫폼의 강력함을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