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윈도우 11 운영체제에서 숱한 논란을 낳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AI 챗봇이 이제는 PC를 넘어 거실의 TV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자신의 LG 스마트 TV 웹OS(webOS)가 업데이트되면서 코파일럿 앱이 자동으로 설치되었는데, 당황스럽게도 이를 삭제할 수 있는 옵션이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이를 실행하지 않고 무시하면 그만일 수도 있겠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까지 AI 통합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테크 기업들의 행보는 이제 소비자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TV라는 매체 안에서 코파일럿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 있습니다.
시장 확대 전략과 개인정보 우려
이러한 움직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AI 앱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극대화하고, 사용자의 모든 AI 관련 질의를 처리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LG의 웹OS가 리눅스(Linux)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PC 시장의 약 3%를 점유하고 있는 리눅스 사용자들에게까지 코파일럿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사전 준비 단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TV 운영체제 플랫폼들도 이러한 전용 AI 앱 탑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입니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LG TV에는 이미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인식해 맞춤형 광고와 추천을 제공하는 ‘라이브 플러스(Live Plus)’ 설정이 존재합니다. 제조사는 이를 ‘향상된 시청 경험’이라 설명하지만, 결국 별도의 AI 모델이 사용자 데이터를 분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록 설정 메뉴(일반 > 추가 설정 등)에서 비활성화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원치 않는 AI 처리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구독 없이 소유하는 AI, 오피스 2024의 등장
가전제품에서의 무분별한 AI 도입이 논란을 빚는 것과 달리, 업무 생산성 도구로서의 마이크로소프트 행보는 실용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신 AI 기능이 통합된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게 되었습니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의 최신 기능이 담긴 ‘오피스 2024’가 약 150달러(할인가 149.97달러)의 일회성 구매 라이선스로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구독료 부담 없이 최신 소프트웨어를 영구 소장하려는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향상된 속도와 로컬 기반의 AI 통합
이번 오피스 2024는 단순한 버전 업그레이드를 넘어 속도와 편의성 개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엑셀의 성능 향상이 두드러지는데, 대용량 데이터 세트나 복잡한 수식이 포함된 통합 문서를 열 때 이전과 달리 지연 없이 쾌적하게 작동합니다. 워드에는 집중 모드가 도입되었고, 내장된 작문 제안 기능은 이전 버전보다 훨씬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하도록 돕습니다. 파워포인트 역시 프레젠테이션 녹화 도구가 개선되어 음성 내레이션이나 자막 작업이 필수적인 사용자들의 편의를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AI 도구들이 겉도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제품군 전체에 유기적으로 녹아들었다는 점입니다. 텍스트 생성 제안, 문서 요약, 엑셀 데이터 분석 지원 등의 기능이 앱 설치 후 로컬 환경에서 구동됩니다. 이는 앞서 언급된 TV 강제 설치 사례와 달리, 사용자가 필요에 의해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앱이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따르고 있어 프로그램 간 전환이 직관적이며, 팀즈(Teams) 통합과 실시간 공동 작업 기능 또한 그대로 지원되어 협업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