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2025년 4분기 그룹 전체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암초를 만나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ES 2026에서 공개된 혁신적인 폼팩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하드웨어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원가 부담에 눌린 MX사업부 실적 전망
삼성전자는 지난 목요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0조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역시 93조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MX사업부의 표정은 밝지 않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MX 및 네트워크 사업부 합산 영업이익을 1조 4000억 원에서 1조 8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 1000억 원) 대비 약 15~30%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부품 원가 상승이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DDR4 8Gb D램의 평균 계약 가격은 9.30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 전 1.35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폭등세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생산 능력이 집중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된 탓이다.
연간 실적 선방 속 차기작 가격 ‘딜레마’
4분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5년 연간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갤럭시 S25 시리즈와 하반기 Z 폴드7의 흥행에 힘입어 MX 및 네트워크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5% 증가한 13조 2000억 원, 매출은 9.5% 늘어난 128조 4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앞으로의 가격 정책이다. 지난 1월 5일 CES 2026 현장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전례 없는 부품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 등 경쟁사와의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고려해 차기작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삼성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CES를 장악한 혁신,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수익성 우려와는 별개로 삼성의 기술 혁신은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CES 2026에서 ‘최고의 모바일 기술’ 부문을 수상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지난 화요일 3차 판매 물량이 단 2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기존 Z 폴드7이 8인치 화면을 제공했다면, 트라이폴드는 세 개의 패널을 결합해 펼쳤을 때 무려 10인치에 달하는 광활한 화면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한 스마트폰을 넘어 주머니에 들어가는 노트북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두께다. 패널이 하나 더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펼쳤을 때의 두께는 3.9mm에 불과하다. 이는 Z 폴드7(4.2mm)보다 얇은 수준으로, 실제 기기를 쥐었을 때 면도날처럼 얇다는 느낌을 준다. 힌지 기술 역시 수년간의 노하우가 집약되어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내구성을 자랑하며, 접는 순서가 틀리면 진동으로 경고를 보내는 섬세한 사용자 경험(UX)까지 갖췄다.
대화면의 이면과 사용성 한계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Z 폴드7에서 화면 주름(crease)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던 것과 달리, 트라이폴드는 두 개의 주름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정면이 아닌 각도에서는 화면 굴곡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화면 자체는 밝고 선명하지만, 구조적 특성상 기존 폴더블폰의 장점이었던 ‘플렉스 모드’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트라이폴드는 0도나 180도(완전히 펼침) 외의 각도에서는 고정이 되지 않아, 기기를 반쯤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영상을 시청하거나 셀피를 촬영하는 식의 활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압도적인 대화면과 정교한 마감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